조리도구

여름철 나무도마 갈라질 때 관리법

장마 지나고 나무도마를 꺼냈더니 표면에 실금이 쫙 가 있던 적, 저는 몇 번 겪었어요. 멀쩡하던 도마가 왜 하필 이 계절에 갈라질까요. 요즘처럼 습했다 건조했다를 반복하는 시기에는 나무가 유독 예민해집니다. 오늘은 나무도마가 갈라질 때 원인을 하나씩 짚어보고, 그래도 안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정리해볼게요.

왜 여름에 더 잘 갈라질까요

의외라고 느끼실 수도 있어요. 습한 계절인데 왜 마르면서 갈라지느냐는 거죠. 핵심은 습도의 “변화”에 있습니다.

나무는 물을 머금으면 부피가 늘고, 마르면 줄어드는 소재예요. 장마철에 실컷 물을 빨아들여 팽창했다가, 에어컨이나 제습기를 튼 건조한 실내로 옮겨지면 표면부터 빠르게 수축합니다. 겉과 속이 다른 속도로 줄어드니 그 응력을 못 견디고 결을 따라 쩍 갈라지는 거예요.

여름철에 설거지 후 뜨거운 물로 헹구고, 다시 에어컨 바람에 급하게 말리는 습관도 이 급격한 수축을 부추깁니다. 원인이 하나가 아니라는 얘기죠.

원인부터 순서대로 진단해봐요

무작정 기름칠부터 하기 전에, 지금 도마 상태가 어느 단계인지 먼저 보세요.

첫째, 표면 실금(헤어라인) 수준인가. 손톱으로 긁었을 때 살짝 걸리는 정도, 물기 마르면 잘 안 보이는 얕은 금이라면 관리로 충분히 되돌릴 수 있는 단계예요.

둘째, 결을 따라 벌어진 균열인가. 금 사이로 국물이나 물이 스며 들어가고, 말리면 다시 벌어졌다 좁아졌다 한다면 좀 더 신경 써야 합니다.

셋째, 갈라진 틈이 검게 변했는가. 틈에 물기와 음식물이 오래 남아 곰팡이나 세균이 자리 잡은 상태예요. 위생 문제라 관리보다 판단이 우선입니다.

단계별 해결 방법

1) 얕은 실금 — 기름으로 되살리기

가장 흔하고, 또 가장 잘 회복되는 경우예요. 나무 표면의 유분이 빠지면서 건조해진 게 원인이니 유분을 채워주면 됩니다.

  • 도마를 완전히 말립니다. 눅눅한 상태로 기름을 바르면 안쪽 습기가 갇혀요.
  • 식용 가능한 미네랄 오일이나 도마 전용 오일을 키친타월에 묻혀 결 방향으로 얇게 문질러줍니다. 올리브유 같은 식용유는 시간이 지나면 산패해 냄새가 날 수 있어 저는 잘 안 씁니다.
  • 30분에서 하룻밤 정도 흡수시킨 뒤, 남은 기름을 마른 천으로 닦아냅니다.

한 달에 한두 번만 해줘도 실금이 눈에 띄게 줄어요. 저는 장마 시작 전과 끝날 무렵에 한 번씩 챙깁니다.

2) 벌어진 균열 — 습도 관리부터 다시

기름칠을 해도 금이 계속 벌어진다면 보관 환경을 손봐야 합니다.

  • 세운 채로 통풍이 되게 두세요. 벽이나 싱크대에 딱 붙여 눕혀두면 한쪽 면만 마르면서 휘거나 더 갈라집니다.
  • 설거지 후 에어컨 바람에 급건조하지 말고, 물기만 털어 그늘에서 서서히 말립니다.
  • 뜨거운 물에 오래 담그거나 식기세척기에 넣는 건 피하세요. 열과 물이 결합하면 나무한테는 가장 가혹한 조건이에요.

3) 틈이 검게 변했을 때 — 위생 판단

여기서부터는 “살릴까”보다 “계속 써도 될까”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.

  • 굵은소금과 반으로 자른 레몬으로 표면을 문지르면 얕은 착색과 냄새는 어느 정도 잡혀요. 소금이 연마제, 레몬이 탈취 역할을 합니다.
  • 다만 검은 자국이 틈 안쪽 깊이 박혀 칼질할 때 그 부위가 닿는다면, 위생상 교체를 고려하는 게 맞습니다. 곰팡이가 파고든 나무는 표면만 닦아서 안심하기 어렵거든요.

그래도 안 될 때

관리해도 균열이 점점 벌어지거나, 도마가 눈에 띄게 휘어 칼질할 때 덜그럭거린다면 억지로 붙들 필요는 없어요. 사포로 표면을 갈아내는 방법도 있지만, 이미 속까지 갈라진 도마는 갈아내도 다시 벌어지기 쉽습니다.

새로 고른다면 두께가 어느 정도 있고, 여러 나무 조각을 이어 붙여 결 방향을 엇갈리게 만든 제품군이 상대적으로 변형에 강한 편이에요. 특정 제품을 권한다기보다, 얇고 단면이 넓은 통판보다는 이런 구조를 참고해서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.

여름 한 철만 잘 넘겨도 나무도마 수명은 꽤 길어집니다. 완전히 말리고, 유분 채워주고, 급격한 온습도 변화를 피한다. 이 세 가지만 기억하셔도 실금 때문에 속상할 일이 훨씬 줄어들 거예요.


작성: KitchenLab Editorial Team | 최초 작성일: 2026.07.21 | 최종 업데이트: 2026.07.21

사진: Elena Kloppenburg (Unsplash)

이 주제가 처음이라면 조리도구, 어디서부터 읽어야 할지 모를 때 보는 길잡이에서 전체 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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