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관/밀폐용기

국물 냉동, 용기의 80%만 채워야 하는 이유

주말에 미역국이나 곰탕을 넉넉히 끓여 두고 냉동실에 쟁여 본 적 있으실 겁니다. 그런데 며칠 뒤 꺼내 보면 밀폐용기 뚜껑이 살짝 들떠 있거나, 유리병이라면 금이 가 있는 경우가 있어요. “분명 꽉 닫았는데 왜 이러지?” 싶으셨을 겁니다.

여기엔 아주 단순하지만 자주 잊히는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. 물은 얼면 부피가 늘어납니다. 그래서 국물을 냉동할 땐 용기를 꽉 채우면 안 되고, 8할쯤만 채우는 게 정석이에요. 오늘은 그 이유를 차근차근 풀어 보겠습니다.

물은 얼면 왜 부풀까

대부분의 물질은 온도가 내려가 고체가 되면 부피가 줄어듭니다. 그런데 물은 반대예요. 얼면 오히려 부피가 약 9% 커집니다.

이유는 물 분자가 얼음이 될 때 서로 손을 잡는 방식에 있습니다. 액체 상태에서는 분자들이 자유롭게 뭉쳐 있다가, 얼음이 되면 육각형의 규칙적인 구조로 배열되면서 그 사이에 빈 공간이 생깁니다. 이 틈 때문에 같은 양의 물이라도 얼음이 되면 자리를 더 차지하는 거예요. 겨울에 얼음이 물 위에 뜨는 것도, 한파에 수도 계량기가 터지는 것도 전부 같은 원리입니다.

국물도 결국 대부분 물이니 똑같이 팽창합니다. 용기를 가득 채워 얼리면, 늘어난 부피가 갈 곳이 없어 뚜껑을 밀어 올리고, 단단한 유리라면 그 압력을 못 버티고 깨지는 겁니다.

그래서 ‘80%’라는 여유 공간

여기서 나온 게 ‘용기의 80%만 채우기’입니다. 국물이 얼면서 부풀어도 위쪽에 남겨 둔 빈 공간으로 팽창분이 밀려 올라가면, 용기와 뚜껑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.

물이 약 9% 늘어난다고 했으니 이론상으로는 10% 남짓 여유만 있어도 됩니다. 하지만 실제로는 국물에 건더기와 기름도 섞여 있고, 용기 모양도 제각각이라 조금 넉넉하게 잡는 게 안전합니다. 그래서 손가락 한두 마디 정도, 즉 8할 선에서 멈추는 걸 권하는 거예요. 넓적한 사각 용기라면 이 여유를 두기가 더 쉽고, 입구가 좁은 병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.

여유 공간 말고 더 신경 쓰면 좋은 것들

국물 냉동을 잘하려면 부피 문제 외에도 몇 가지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.

한 김 식힌 뒤 넣기. 뜨거운 국물을 바로 냉동실에 넣으면 주변 음식의 온도까지 올려 냉동실 전체 효율이 떨어집니다. 실온에서 오래 방치하는 것도 위생상 좋지 않으니, 어느 정도 식으면 냉동하는 게 균형점이에요. 가정에서의 식품 보관 온도와 안전한 취급 요령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참고하면 좋습니다.

납작하게, 소분해서 얼리기. 국물을 얇고 넓게 얼리면 훨씬 빨리 업니다. 한 번에 먹을 만큼씩 나눠 담으면 필요한 만큼만 꺼내 녹일 수 있어 편하고, 반복 해동으로 인한 품질 저하도 줄일 수 있습니다.

날짜를 적어 두기. 냉동실에 들어가면 시간 감각이 사라집니다. 뚜껑에 끓인 날짜를 적어 두면 오래 묵혀 두는 일을 막을 수 있어요.

자주 묻는 질문

Q. 유리 용기에 얼려도 되나요?
됩니다. 다만 냉동 가능 표시가 있는 강화유리 제품을 쓰고, 반드시 여유 공간을 넉넉히 두세요. 일반 유리병에 국물을 가득 채워 얼리면 팽창 압력에 깨질 수 있습니다.

Q. 지퍼백에 넣으면 여유 공간이 필요 없나요?
지퍼백은 팽창을 어느 정도 흡수하지만, 그래도 입구까지 꽉 채우면 새거나 터질 수 있습니다. 공기를 빼고 납작하게 눕혀 얼리면 자리도 덜 차지하고 해동도 빨라요.

Q. 얼렸던 국물, 다시 얼려도 되나요?
권하지 않습니다. 해동과 재냉동을 반복하면 맛과 식감이 떨어지고 위생에도 불리합니다. 그래서 애초에 소분해 두는 게 중요합니다.

정리하면, 국물 냉동의 첫 번째 규칙은 아주 단순합니다. “가득 채우지 말 것.” 물이 얼면 부풀어 오른다는 이 작은 사실 하나만 기억해 두면, 뚜껑이 들뜨거나 용기가 깨지는 일 없이 오래 두고 든든하게 꺼내 먹을 수 있습니다.

참고자료


작성: KitchenLab Editorial Team | 최초 작성일: 2026.08.02 | 최종 업데이트: 2026.08.02

사진: Jametlene Reskp (Unsplash)

이 주제가 처음이라면 밀폐용기,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때 보는 길잡이에서 전체 글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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